새해가 밝은지 1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인데
이곳의 tv와 쇼핑가에서는
10월부터 세일 광고와 크리스마스 장식에 열을 올린다.
대체로 크리스마스전에는 20-30%를, 크리스마스 이후부터
1월 마지막주까지는 거기에 10-20%를 더 세일한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세일이 시작된다.
이곳의 크리스마스는
서울과 사뭇 다르다.
가족과 연인이 함께하는 조촐하고 오붓한 분위기가 대세다.
많은 친지들이 모여서
서로 준비한 선물을 교환한다.
값은 대체로 10파운드를 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물의 가격대가 그렇다.
동네 마트에서 파는 작은 초콜렛 하나라도
이쁘게 포장하여 카드와 함께 건네면
그보다 더한 소중한 선물이 없다고 느낀다.
크리스마스때에는 정말 많이 먹는거 같다.
마트에서 카트에 담기는 음식을 보면 기가 차다.
그도 그럴것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음식 장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한꺼번에 많이 사는지도 모르겠다.
칠면조를 사서 속에 양념을 하고 오븐에 구어서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와인과 곁들어 먹는다.
그리고 거실에 크리스마스 트리 주변에 둘러앉아
덕담을 주고 받으며 아이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푼다.
여유가 있으면
한 해 동안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한 아빠들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미술관에가서 아이들과 바닥에 앉아서 그림을 감상하고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해주고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각종 만들기 자료들로 부족했던 자녀와의 대화를 보충한다.
한적하기 이를데 없는, 우아한척 폼만 잡는
연말 한국의 미술관 풍경과 비교해
정말 부러운 모습들이 박물관과 갤러리 곳곳에 펼쳐진다.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쇼핑한다.
명품상점이 즐비한 런던의 옥스포드스트리트, 만체스터의 트라포드센터 등은
한해동안 눈여겨보고 찍어두었던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새벽부터 줄을 서있는 상점들도 많다고 한다.
물론 아이들 장난감 숍도 인산인해다.
직접 목격한 런던의 옥스포드스트리트 쇼핑가는
마치 서울의 주말 강남역 주변처럼
발디딜 틈이 없다.
그런데 재밌는건 영국인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는점.
대체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그 외 유럽에서
다들 이곳 런던으로 몰려든다.
그 만큼 싼건지 좋은 상품이 많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왕년의 대영제국의 수도 답게
완전 짬뽕 인종들의 전시장이다.
12월 20일 즈음해서
학교의 모든 행정은 스톱한다.
거의 3주 정도 쉰다. 엄청난 휴가다.
돈이 있으면 유럽으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아닌 경우 12월 26일 boxing day를 기점으로
필요한 생필품들을 싸게 사는 재미로 휴가를 보낸다.
복싱데이는 우체부 아저씨에게 선물을 주는 날이라는 의미로 생겼다고 한다.
그런데 마치 공장에서 복스를 개봉해서
대 바겐세일을 한다는 의미로 느껴질만큼 모든 상점들이 값싸게 물건을 내놓는다.
올 연말에는
이라크의 후세인이 처형을 당해서
런던 시내에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예전처럼 엄청난 불꽃놀이와
거리의 네온사인 등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이 꾸며졌다.
항상 절약하고 검소한 영국인들에게
연말과 새해 한 달은 분명 알지못할 희열을 전해주는 시기이다.
굳이 경제원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소비하고
또 다시 1년을 노동하고
휴식하고...
그래서 제 아무리 세일 천국이라고 하지만
흥청망청이라는 단어는 이곳 영국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Saturday, January 06, 2007
연말과 새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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