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내놓았다. 일요일이어서 집 구하는 사람들이 집구경을 하러 오고 간다. 내집이 아니어서 내놓았다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서도. 아파트라는 게 구조가 뻔한 건데도 굳이 미리 집을 보러 오겠다는 것은 뭔가 유심히 보고 싶은 게 있다는 얘긴데, 집구경을 온 사람들은 대체로 이상하게 집안의 구조에 관심이 많다. 구조는 어디든 똑 같을텐데 말이다. 수도꼭지도 틀어보고 형광등 스위치도 켜보고 창고도 열어보고 보일러 잘 되냐, 시끄럽지는 않는냐, 햇빛은 잘 드느냐...등등을 물어봐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사 온다는 생각에 미리 가구 배치만 머리속에 그려보고 둘러보는 커플이 적지 않다. 현재 살고 있는 나에게 물어보는 거라곤, 이사날짜가 언제예요, 세탁기는 어디있어요? 등등. 내가 신경쓸 바 아니지만, 일요일 오전부터 자꾸 귀찮게 하는 인간들 때문에 괜한 걱정까지 해본다 ㅋㅋ 이사하려면 아직 2달이나 남았는데 이래저래 생각이 많다. 짐 쌀것도 생각하면 심란하고..하지만 돌이켜보면 이곳에 이사온 이후 지난 2년 동안 좋은 일은 별로 없었으니 그다지 서운한 생각은 없다. 이제 여기를 떠나면 난 어디로 가는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집'에 대한 집착이 커지는 것 같다. 남들 집장만 얘기에 귀가 솔깃해지기도 하고...어디에서 얼마짜리 집에서 살든, 그게 내집이든 아니든, 내 고민거리는 아닌데도... 집 장만에 괜한 부담감이 드는 건 사실이다. 4-5년 후 다시 한국에 왔을 때도 이런 맘이 든다면...윽 어쩌지. 그땐 진짜 빈털털이가 되어있을텐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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